요즘 뉴스나 유튜브를 보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커피를 산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사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코인은 투자용이지 결제까지 되겠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지난해 홍콩 출장 중 직접 써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센트럴 지역의 한 카페에서 Crypto.com 카드로 아메리카노를 결제했는데, 기존 카드처럼 단말기에 갖다 대니까 그냥 됐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수수료였어요. 한화 5,000원 정도 결제 시 기존 카드는 해외수수료 포함 약 200원이 나가는데,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단 30원이었습니다. “아, 이게 진짜 국경 없는 돈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죠.

스테이블코인, ‘투자용’이 아닌 ‘생활용’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은 하루에도 10% 이상 가격이 움직입니다. 결제 수단으로는 불안하죠.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다릅니다.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1:1로 연동돼 있어서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1 USDT(테더)는 항상 1달러 가치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식당 결제, 온라인 쇼핑, 해외송금에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6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를 넘어섰고, 결제와 송금에서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어요.
장점 1: 수수료가 낮다
기존 카드 결제는 비자나 마스터 같은 네트워크를 거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거래가 이뤄집니다. 중간 단계를 생략하니 결제 수수료가 0.5% 미만으로 줄어듭니다.
제가 홍콩에서 결제할 때 환전 수수료 없이 바로 USDC(USD Coin)에서 차감되는 걸 보고 놀랐어요. 은행 송금이었다면 최소 3%는 빠져나갔을 겁니다.
장점 2: 속도가 빠르다
은행 송금은 영업일 기준 2~3일 걸립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송금은 1분 안에 끝나요. 특히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거의 실시간입니다.
장점 3: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스마트폰 지갑만 있으면 됩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일하는 해외 노동자들이 가족에게 송금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많이 쓰는 이유죠.

미국·홍콩·남미까지, 이미 현실이 된 결제 생태계
미국 상원은 2025년 6월 17일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정식 명칭은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운영에 대한 최초의 연방 차원 규제 법안이에요.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반드시 달러,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1:1 담보를 갖춰야 하고, 연방 또는 주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을 받도록 규정했습니다.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실사용 결제는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2025년 7월에는 하원 통과를 앞두고 있어, 곧 대통령 서명만 남은 상태입니다.
홍콩에서는 이미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한 카페와 쇼핑몰이 늘고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현지 화폐 대신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받는 사례도 생겼어요. 아르헨티나 청년들은 월급을 받자마자 바로 USDT로 바꾸는 게 일상이 됐죠.

AI 시대, 기계가 쓰는 돈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AI가 직접 거래를 수행하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냉장고가 우유가 떨어진 걸 인식하면, AI가 자동으로 쿠팡에 주문을 넣고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AI는 법정화폐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은 코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에이전트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돈이 스테이블코인인 셈이죠.
사용 전 꼭 알아야 할 3가지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사용 전 반드시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이 있어요.
1. 발행사 리스크
스테이블코인은 1:1 담보를 약속하지만,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담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022년 테라-루나 사태처럼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붕괴 위험이 있었죠.
2. 세금 문제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도 가상자산으로 간주되어 세금 대상입니다. 결제 시 환차익이 발생하면 소득세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어요.
3. 해킹 위험
블록체인은 안전하지만, 개인 지갑이 해킹당하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보안 관리가 필수입니다.

직접 써본 후기
제가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단 한 번도 은행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업비트로 USDC를 사서, 홍콩에서 결제하고, 다시 필리핀에 있는 친구에게 송금까지. 이 모든 과정이 5분도 안 걸렸어요.
처음엔 낯설었지만, 쓰면 쓸수록 ‘이게 진짜 디지털 머니구나’ 싶더라고요. 특히 해외 출장이 잦은 분들에게는 정말 유용합니다.
다만 아직 한국에서는 일상 결제로 쓸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에요. 온라인 쇼핑몰 일부와 암호화폐 ATM 정도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마무리하며
스테이블코인 실사용 결제는 이미 조용히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고, 홍콩, 싱가포르, 남미를 거쳐 이제 한국에서도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곧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가능한 편의점’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은행이 없어도, 국경을 넘어도, AI가 대신 결제해주는 세상. 결국 돈은 기술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스테이블코인 실사용 결제가 있습니다.